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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햇솜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감성의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에, 네이버웹툰 『오늘도 핸드메이드!』로 팬덤을 확보하며 인기를 끈 소영 작가가 보드라운 파스텔톤 그림 위에 감성적인 스토리를 입힌 만화시집이다. 팔순에 이른 시인은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시를 썼고, 지금도 여전히 시를 쓴다. 애초에 사랑은 해답이 없는 것. 스스로 자라고, 변하고, 때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소영 작가는 시인의 시 가운데 사랑에 관한 것을 골라 반년 동안 읽고 또 읽었다. 쉬운 단어와 문체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는 시들을 읽고 내내 곱씹으며 느낀 것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었다. 마침내 작가는 따뜻하고 다정하게, 무엇보다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시들을 읽으며 떠오른 단편들을 한 편의 이야기로 엮었다.

     

    엷은 하늘빛 색감의 애릿애릿한 글과 그림으로
    하늘을 수놓는 별처럼 찬란한 너와 나의 사랑 이야기

    풀꽃 시인 나태주×네이버웹툰 작가 소영의
    ‘사랑에 관한 감성 만화시집’!

    “너를 향한 내 마음, 너는 알까? 모를까?”
    너에게 전하는 나의 서툰 사랑 이야기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이웃해 살면서 남다른 우정을 키워온 태우와 성은이다. 어느덧 청소년이 된 이들의 등굣길. 능소화 넝쿨이 흐드러진 그 길에서 태우는 성은에 대한 자신의 우정이 관심, 아니 사랑으로 변했음을 알아차린다. “너는 너의 눈이 / 새우처럼 구부러진 것이 / 늘 불만이라고 말한다 // 하지만 나는 / 너의 눈처럼 예쁜 눈이 / 이 세상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 맑고 푸르고 깊은 / 너의 눈 // 풍당! 너의 눈 속으로 / 뛰어들고 싶어 하는 나의 / 마음을 너는 모를 것이다.” 「새우눈」 전문에 담긴 태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은은 태우의 과묵함과 어설픔마저 친근하게 바라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성은에게 몰아닥친 불행.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성은네 가족은 친척이 사는 서울로 이사한다. “처음엔 언제 갈 거냐 / 언제쯤 떠날 거냐 / 조르듯 묻곤 했다 // 언제까지 내 곁에 / 있어줄 거냐. 또 / 따지듯 묻기도 했다 // 그러나 이제는 /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 묻지 않기로 한다 // 다만 곁에 있는 것만 고마워 / 숨소리 듣는 것만이라도 / 눈물겨워 / 저 음악 한 곡 / 마칠 때까지만이라고 / 말을 한다 // 커튼 자락에 겨울 햇살 / 지워질 때까지만이라고 / 또 말을 한다.” 「묻지 않았다」 전문에는 이별을 아쉬워하는 태우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어디 태우뿐이랴. 겉으론 태연한 척하지만 성은의 마음도 아리기는 마찬가지일 테다.

     

    어릴 적 친구에서 연인이 되기까지
    알콩달콩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

     

    서로 간에 연락이 끊긴 채 20대에 접어들고 군에 간 태우는 문득문득 성은을 떠올리지만 가장 노릇을 떠맡게 된 성은의 일상은 편의점이며 카페 알바를 전전하느라 그리 녹록지 않다. 태우는 애써 성은에 대한 생각을 한쪽으로 밀어놓으며 사회생활에 전념하지만 두 사람은 성은이 일하는 카페에서 운명처럼 마주친다. “조금은 수줍게 / 조금은 서툴게 / 망설이면서 주저하면서 / 반쯤만 눈을 뜨고 바라본 세상 // 그것이 사랑인 줄 / 너는 지금 모를 것이다 // 나중에도 또 나중까지도 / 알지 못할 것이다 / 세월이 많은 것들을 / 데리고 갔으므로.”(「모를 것이다」 전문) 조금은 서툴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두 사람은 과연 사랑으로 맺어질 수 있을까? 태우가 성은에게 진심이었던 만큼 성은 역시 태우를 진심으로 사랑했을까?

     

    시인의 시와 꼭 맞아떨어지는 감성 충만한 스토리는 소영 작가의 섬세한 디테일로 인해 생생하게 살아난다. 오랜 기간 서로를 지켜보고 다독거리고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온 태우와 성은의 이야기는 비단 둘만의 것은 아니다. 가족 그리고 학교 친구들 모두가 함께하는 사랑과 헌신,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