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책 소개
미국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주제를 정면 주제화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편파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에 관해 실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격적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존 J. 미어샤이머와 동맹이론의 대가 스티븐 M. 월트가 공동 저술한 화제의 책이다.
저자들은 당시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외교와 그 전면에 있는 유대인, 엘리트 이익집단, 로비단체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도 해가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주제를 정면 주제화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편파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에 관해 실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격적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존 J. 미어샤이머와 동맹이론의 대가 스티븐 M. 월트가 공동 저술한 화제의 책. 저자들은 당시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외교와 그 전면에 있는 유대인, 엘리트 이익집단, 로비단체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도 해가 된다고 주장한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지원을 받아 온 이스라엘은, 1년 전 발발한 하마스와의 전쟁에서도 여전히 미국의 지원과 낙관적인 태도로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군사적 행동은 미국을 난처하게 하며, 미국에 이득이 없다는 것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과연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옳은 것일까?
이 책을 추천한 김준형 국회의원은 “미국 대외 정책의 실패 원인을 로비에서 찾는 새로운 시도”라고 말한다. 또한 나치 희생양이었던 이스라엘이 오늘날 인종주의의 대표적인 극우 국가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미중 패권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국익 외교를 펼쳐야 할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고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자유 국가 미국은 왜 ‘이스라엘 로비’에
자유롭지 못하고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돌아보더라도 미국은 ‘자유’의 나라로 손꼽힌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건국 이념의 미국은 언론과 자유롭게 연합을 형성할 수 있지만, 금기시되는 것을 건드리면 차갑게 돌아서 주요 미디어 대중 담론을 활용해 그들을 ‘반유대주의자’, ‘나치주의’ 등으로 깎아내리거나 고립시킨다. 이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유대인과 이민자로 구성된 로비 이익집단의 정치적 역동성이다. 이들은 미국 내 정책을 친이스라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계층으로 구성된 개인과 단체다.
미국은 ‘소련(러시아)’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현재, 미국은 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인가? 이스라엘은 국가 운영과 생존을 위해 미국에 합리적인 외교 정책을 요구한다. 애초에 비합리적일지라도 미국유대인, 친이스라엘집단은 결정권자인 미국 대통령을 의중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로비는 미국-이스라엘 관계를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미국유대인과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인접 국가들에 가하는 군사적 행위는 합리적인가? 이에 쓰이는 미국의 지원은 도덕적인가?
저자들은 “전략적 이익도, 도덕적 당위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관대하고 무제한적인 지원을 지속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몇몇 국제정치학자가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외교 정책 문제점을 경고하지만, 그조차도 다수의 엘리트 계층과 로비의 힘 때문에 무마되고 만다. 로비는 미국 외교 정책뿐 아니라 정책 결정, 행정부 등 여러 부처에 영향을 끼친다.
이스라엘 로비는 영향력 경쟁에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유대인은 비교적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감탄할 만한 박애주의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정당에 후한 헌금을 하고 높은 수준의 정치 참여도를 보인다. 물론 일부 미국유대인단체가 이스라엘에 헌신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관여하고 있고 상당한 소규모단체가 이스라엘 문제라면 발 벗고 나선다. (211쪽)
로비의 영향력은 이스라엘의 중동 전쟁에서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전쟁(제1차 중동 전쟁)을 시작으로 1956년 수에즈 전쟁(제2차 중동 전쟁),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 전쟁), 1973년 욤키푸르 10월 전쟁(제4차 전쟁)까지 끊임없는 소모전을 벌였다. 욤키푸르 전쟁 이후 2024년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레바논, 하마스와 뿌리 깊은 불신과 적개심으로 반복되는 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유리한 조건으로 경제와 군사 물자를 원조했다. 미국은 적대국을 견제한다는 명목과 이집트, 요르단 같은 아랍 연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그리고 이스라엘의 이익을 염두하고 광범위한 중동 정책을 펴왔으며, 이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 가지 주제에서는 모든 후보가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다. 최고의 권력을 원하는 후보들이 이스라엘이라는 유대 국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데 찬성했다. 후보 각자가 이스라엘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어떤 상황에서건 이스라엘의 국익을 수호할 것을 분명히 했다. 누구도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공평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실패할 것이다. (23쪽)
‘미국 패싱’ ‘삐삐 폭발’
중동의 골리앗 이스라엘
미국 대선까지 흔들어 놓다
2024년 현재 미국은 ‘국경 정책 강화’, ‘이스라엘에 지속적인 안보 지원’을 내걸며 치열한 대선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휴전 촉구에도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며 헤즈볼라를 공격해 중동 위기 관리 문제의 변수가 되었다.
이처럼 로비와 이익집단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미국 패싱’으로 대응하는 이스라엘의 행위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인가? 군사 요충지로 쓰이는 병원, 학교, 언론사 등을 포함해 방패막이가 된 민간인들이다. 이는 결코 이스라엘 지원에 관한 도덕적 전략이 될 수 없다. 또한 미국의 중동 정책은 오늘날 이스라엘을 대표적인 극우 국가로 변모시켰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리더십은 바닥에 떨어졌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로비의 영향력이 미국에 미치는 악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관련해 발생한 군사 외교적 충돌 사례와 로비단체와 미국 간의 사건들을 현실주의 관점으로 저술했다. 이 책은 총 두 파트로 나누어 구성했다. 총 6장의 파트 I은, 이스라엘에 물적·외교적 지원을 이어가는 무비판적이고 무조건적인 관계는 미국의 국익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1장(거대한 수혜자)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경제적·군사적 도움과 워싱턴이 제공하는 외교적 지원을 기술하고, 2장(이스라엘은 전략적 자산인가, 부채인가?)에서는 이스라엘이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에 지원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검토한다. 3장(설득력을 잃어가는 도덕적 근거)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 지지자가 유대 국가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도덕적 근거를 살펴본다. 4장(이스라엘 로비란?)에서 로비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을 살피고 광범위한 연합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아보고, 5장(정책 과정 이끌어가기)과 6장(대중 담론 지배하기)에서 로비 그룹이 이스라엘의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전략을 기술한다.
파트 II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중동 정책을 수립하는 데 로비가 맡은 역할을 추적한다. 미국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로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7장(로비와 팔레스타인인들)에서는 미국이 팔레스타인의 염원을 묵살하거나 제한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원한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8장(이라크와 중동 변혁의 꿈)에서 신보수주의자가 참여한 로비가 2003년 이라크 침공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9장(시리아 겨냥하기)에서 미국과 아사드 정권의 불편한 관계를 언급하며, 이스라엘 정부의 바람대로 워싱턴의 대시리아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한 로비의 영향력을 살핀다. 10장(조준선에 든 이란)에서 미국의 대이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로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적한다. 11장(로비와 제2차 레바논 전쟁)은 ‘레바논’을 주제로 하여 로비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익에 악영향을 준 전형적인 사례를 기술한다. 끝으로 결론(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 총체적인 난국을 개선할 대안을 논하며 중동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는 역외 균형자론에 대해 개관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로비의 영향에 대한 솔직하고 냉철한 토론이다. 또한 중동이라는 주요 지역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공개적인 논쟁이다. 도덕적인 견지에서 이스라엘의 복지가 특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점령 지구를 지속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다. 공개적인 논쟁이 가능하고 광범위한 미디어 활동이 이루어질 때, 현재의 특별한 관계가 유발한 문제들이 드러날 것이고, 미국은 그 지역 국가들의 이익과 국익에 부합하는 정책에 역점을 둘 수 있다. 우리가 굳게 믿는바, 그것은 이스라엘의 국익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503쪽)
로비가 미치는 해악
미국은 현실을 직시하라
미국에서 발간된 후 존 J. 미어샤이머는 이스라엘 입국 금지까지 당하는 ‘이스라엘 로비’의 영향력을 몸소 느끼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독자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국제정치 현실주의 학계 두 학자가 꼬집은 미국 중동 정책의 현실은 재조명받기 충분하다. 이 책을 추천한 김준형 국회의원 역시 “중동 문제의 해결과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의 이스라엘 로비가 미국의 대외 정책에 해를 주고 있음을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하지만 17년이 흐른 2024년 현시점에서 판단하자면, 변화나 개선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결국 미·중의 전략 경쟁과 다극화의 시대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다극화와 다자주의는 다르다는 점이다. 전자는 각자도생의 혼란한 질서이고, 후자는 국제협력이 작동하는 정돈된 질서다.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이라는 패권 충돌로 가는 것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지만, 각자도생의 국가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도 위험하기 짝이 없다. 세계가 이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국제협력을 회복해야 한다. 평화는 물론이고 기후 위기, 핵무기 확산 문제 등은 협력 없이는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쪽)
여전히 미국은 이스라엘을 편애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곤욕을 겪고 있으며 최근 중재국들과 함께 협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우호국이자, 휴전국인 대한민국에 중동 전쟁은 마냥 남의 나라 일일까? 오히려 미·중 패권 전쟁에서 국제협력 경각심을 키우고 세계가 전쟁을 치르는 내면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약소국이나 중견국은 강대국이 될 수 없으므로, 약하게 봤던 상대 뒤에 어떤 강자가 지원하고 있는지, 국가 생존을 위해 누구와 동맹을 만들어 세력 균형을 유리하게 할 것인지 비판적인 사고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