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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by gun hee 2024. 10. 7.

책소개

우리 모두는 초연결 사회의 일원이다. 한동안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으나 오히려 기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이어 주었다. 삶을 편리하게 했으며 인간 사이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듯 여기에도 부작용이 따라왔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엿보는 타인의 삶이 너무 반짝이는 나머지, 내 앞의 진짜 인생은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이들도 영향을 받을까? 물론이다. 어릴수록 현실과 가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의도된 것과 의도되지 않는 것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매체가 포장한 타인의 모습에 자신을 비교하다가 소아우울증을 호소한다. 바른 자아를 확립하며 자라나야 할 어린이들이 밤새도록 가상의 세계를 떠다니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어린이들의 내면세계는 텅 비고 껍데기만 남게 될지 모른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세상의 잣대에 집착하며 고독을 즐기는 방법은 전혀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 일찍이 쇼펜하우어는 이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냈다. 그래서 100명의 어린이가 100가지 질문을 들고 쇼펜하우어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눈 내리는 어느 겨울 아침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쇼펜하우어와 함께 떠나는
100명의 아이들의 100가지 질문여행

아무도 행복을 줄 수 없어
왜냐면 행복은 벌써 네 안에 있거든
마법이란 별게 아니야
이게 바로 삶의 연금술이란다

-철학수업에 들어가며(서문)-


때로 어떤 여행은 아무런 계획 없이 시작돼.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았는데도 길은 가야 할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문을 열지 않았는데도 우린 벌써 타고 갈 기차 안에 앉은 자신을 발견하지. 그런 여행에는 가방을 쌀 필요가 없어. 숙소를 예약하거나 방문할 곳을 미리 고를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그런 여행은 우리의 계획 너머에 있거든. 우리가 우연히 지구라는 이 행성으로 여행을 온 것처럼. 그런 여행이 있다니, 신기하지? 쉽게 상상이 안 갈지도 몰라. 하지만 그거 알아?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 넌 이미 그 여행을 시작했어. 왜냐하면 그런 여행은 산책길 지나치는 나무들 사이로도, 잠든 머리맡 전등 위로도, 걷다가 지쳐 다리를 쉬는 벤치 아래에서도 시작되거든. 어떤 여행인지 궁금하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잠시 눈을 감아 봐. 아주 잠깐 눈을 감았다 뜨면 너는 이미 그곳에 가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곳은 아마도 굉장히 놀라운 곳일 거야. 눈 내리는 어느 겨울 아침, 아이들이 쇼펜하우어와 함께 떠난 100가지 질문여행처럼. 그 여행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봐도 좋아. 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기를 기다리는 마법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세상에! 벌써 준비되었다고? 좋아, 그럼 시작해 볼까?


하나, 둘, 셋! 메로제에리제!
이제 시작이야.

 

■ 교과과정 연계

*2-2 국어 1. 장면을 떠올리며 *2-2 국어 5. 간직하고 싶은 노래
*3-1 국어 10. 문학의 향기 *3-2 국어 4. 감상을 나타내요
*4-1 국어 1.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요 *4-2 국어 9. 감동을 나누며 읽어요
*5-1 국어 독서 단원.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5-1 국어 2. 작품을 감상해요

 

내면세계가 텅 빈 고독한 현대인
저도 멋진 인생을 살고 싶어요
고독을 즐기라고요? 쇼펜하우어 할아버지, 너무해요!

 

우리 모두는 초연결 사회의 일원입니다. 한동안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으나 오히려 기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이어 주었습니다. 삶을 편리하게 했으며 인간 사이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지요.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듯 여기에도 부작용이 따라왔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엿보는 타인의 삶이 너무 반짝이는 나머지, 내 앞의 진짜 인생은 어둡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도 영향을 받을까요? 물론입니다. 어릴수록 현실과 가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의도된 것과 의도되지 않는 것을 혼동하기 때문이지요. 매체가 포장한 타인의 모습에 자신을 비교하다가 소아우울증을 호소합니다. 바른 자아를 확립하며 자라나야 할 어린이들이 밤새도록 가상의 세계를 떠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 어린이들의 내면세계는 텅 비고 껍데기만 남게 될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세상의 잣대에 집착하며 고독을 즐기는 방법은 전혀 배우지 못할 수도 있어요. 일찍이 쇼펜하우어는 이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냈습니다. 그래서 100명의 어린이가 100가지 질문을 들고 쇼펜하우어를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아무도 행복을 줄 수 없어
왜냐면 행복은 벌써 네 안에 있거든!
이게 바로 마법이란다

 

개성 넘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주문을 외웁니다. “아브라카다브라! 아이스쿨라피우스! 백 명의 아이들과 세 돛 범선, 그리고 바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 마법 여행이 시작되지요.


쇼펜하우어는 복잡하고 어렵게 말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간결하고 명쾌하게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 주었습니다. 자신을 가두는 것을 스스로 변화시켜, 외부 세계가 아닌 내부 세계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주었지요.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한 답은 바로 자기 안에 있다고 말이에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괴롭힐 때는, 그저 그가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는 돌멩이라고 생각하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아무도 빼앗지 못할 자기만의 세상을 단단히 만들어 가라고요. 혼자 있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이 마법 여행을 통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과 만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잣대를 집어던지고, 비교나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되었지요.

 

“아브라카다브라! 아이스쿨라피우스!
백 명의 아이들과 세 돛 범선, 그리고 바다!“
쇼펜하우어와 함께 떠나는
100명의 아이들의 100가지 질문여행

-에필로그 중에서-


‘마법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어. 아무렴. 벌써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잖아?’


쇼펜하우어가 생각했어. 21세기에 마법이라니! 그것도 이렇게 갑자기? 이상하게 들릴지도 몰라.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생각처럼 마법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어. 옷장 안에도, 창문 너머에도, 문밖에도, 싱크대 안에도, 미끄럼틀 위에도, 벽 사이에도 숨어서 우리가 마법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성큼 걸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지. 쇼펜하우어가 생각하기에 이 중에서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첫 번째 인격이었어. 신분과 지위가 높고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참된 인격적 장점에 비할 수는 없었으니까. 실제의 왕과 무대 위 왕의 관계라고 할까? 우리 내부에 있는 행복의 원인이 사물에서 유래하는 행복의 원인보다 더 큰 이유였지. 외부의 사정이 같더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반응을 하고, 같은 환경에 있더라도 저마다 다른 세상을 사는 까닭도 이와 같았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무엇보다 각자의 세계관에 의해 좌우되므로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라졌거든. 이런 차이에 따라 세계는 진부하거나 하찮은 것이 되기도 하고, 풍요롭고 흥미진진하며 의미심장한 것이 되기도 했어. 우린 누구나 자신의 의식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어. 아쉽지만 이때 외부에서 우리를 도와줄 방법은 별로 없어. 하지만 자기 자신을 가두는 의식에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쇼펜하우어는 진정한 삶의 연금술이 여기에 있다고 믿었어. 그에게 마법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지. 아이들과 여행을 떠날 결심이 서자 쇼펜하우어는 곧바로 주문을 외웠어.


“아브라카다브라! 아이스쿨라피우스! 백 명의 아이들과 세 돛 범선, 그리고 바다!”


쇼펜하우어가 주문을 외우자마자 푸른 바다와 배, 그리고 백 명의 아이들이 나타났어.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아이, 울다 잠든 아이, 담장 너머로 축구공을 넘긴 아이, 나비를 찾는 아이, 침대 밑에 숨은 아이……, 모두 다 다른 순간의 벽에 등을 기댄 아이들이었지. 일상을 마법으로 이끌 주문을 간절히 찾던 아이들, 쇼펜하우어와 아이들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어.

답답한 현실 속에서 진짜 행복한 인생을 찾고 싶은 어린이들과, 아직 마음속에 작은 아이를 품은 어른들을 작은 수업에 초대합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더욱 짜릿한 마법이 펼쳐집니다. 이미 우리 안에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한, 거대한 행복을 찾으러 《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속으로 떠나 볼까요? 자, 이제 다 같이 외쳐 보세요. “아브라카타브라! 아이스쿨라피우스!”